향수

[힐리] 엑스트레 2종 리뷰: 아가우드 & 오 사크레

Eglantine 2023. 10. 29. 02:21
반응형

요즘은 향수에 진심인 브랜드들이 많아져서 엑스트레(Extrait, 퓨어 퍼퓸이라고도 하고 몇몇 전통있는 브랜드에선 빠르뺑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하고요)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졌어요. 엑스트레는 보통 오 드 빠르뺑보다 훨씬 원액(향기) 함량이 높습니다. 즉 20% 이상은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떤 브랜드는 Alcohol이 앞에 있는게 아니라 Parfum(Fragrance)가 앞에 적힐 정도로 높은 농도로 판매한다고 들었어요.

힐리 역시 엑스트레 라인을 별도로 뽑을 정도로 향수에 진심인 브랜드입니다. 예전부터 계속 엑스트레 향들이 있는 걸 보면 힐리의 장인 정신같은게 느껴져요.

 

아가우드

향기 프로파일

오우드, 장미, 앰버, 인센스(선향)

사실 처음 딱 뿌렸을 때는 좀 ???했던 향이었어요. 솔직히 저는 아가우드 노트 및 원 향료 등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 힐리의 아가우드는 탑에서 스모키한 오우드 뉘앙스가 올라오면서, 예쁜 장미향이 같이 올라옵니다. 달콤한 장미향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프론적인 소독약같이 살짝은 아릿하고 텁텁한 뉘앙스도 올라오다가, 예쁘고 달콤한 장미향은 약간은 붉은 과일같은 톡톡 터지는 산뜻함으로 마무리됩니다. 끝에는 오우드 특유의 동물적인 뉘앙스와 붉은 과일의 진득한 느낌이 남네요. 아가우드라는 이름만 듣고 저는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무척이나 예쁜 프루티 플로럴에다가 아가우드 느낌을 살짝 터치만 해서, 현대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화려한 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지

제게 있어서는 화려한 중동식 붉은색 전통 복장같은 느낌이라고 받아들였어요. 물론 향기에는 성별이 없고, 무엇보다 중동에서는 장미향이 남성용으로 인식이 된다는 것을 보아 (그래서 장미와 오우드 향 조합이 인기라고 하더군요.) 남성분들께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 사크레

향기 프로파일

랍다넘(시스테), 올리바넘, 패츌리, 미르, 머스크, 앰버, 베티버, 향신료들

딱 뿌리자마자 정말로 인센스(선향) 냄새가 나네... 싶었습니다. 올리바넘의 날카롭고 신선한 느낌이 확 올라오고, 다른 향조들이 엄청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올리바넘을 주인공으로 나머지는 보조하는 역할만 했나, 싶습니다. 여기 적힌 향기들도 한성질하는 것들인데 말이죠...

이미지

제가 떠올렸던 이미지는, 정말로 오래된 성당의 이미지였어요. 너무 오래되어서 사람들이 잘 오지 않아 관리도 되지 않은 성당이고, 대부분 목재이고 예배를 보기 위해 앉는 의자들 역시 다 목재... 습기를 먹어 거의 썩어가듯이 하는 그런 성당 내부에서 날 것 같은 향기였어요. 그 와중에 예배용 향을 태웠던 통 속에 남아 있는 잔향의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맡으면 굉장히 경건하고 신성한 느낌이 나는 향이네요.

공식 홈페이지의 Cleansing for the soul이라는 문구가 어떤 의도인지 잘 느껴졌어요.

 

4가지 향수 중에서 제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아가우드였어요. 아가우드라는 이름에 가려진 예쁜 프루티 플로럴에, 적당한 이국적 오우드 트위스트를 더해서 부담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오 사크레도 그렇고, 굉장히 청량하고 서늘한 느낌이 힐리 향수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 터치라서, 힐리 향기들은 부담스럽지 않은 게 좋았어요. 힐리의 다른 향수들도 너무 궁금해져서, 꼭 한번 시간을 내서 힐리 향수 라인들을 다시금 톺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네요.

 

다시 한번 좋은 기회를 주신 향수사랑 관계자분들 및 힐리(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 향수사랑 카페 이벤트를 통해 증정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