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적인 매력을 지닌 안젤리카의 달콤 씁쓸한 향기
안젤리끄 누아르는 대조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자태로 향기로운 무대를 펼쳐 보입니다. 씁쓸한 향 때문에 주로 소량만 사용되는 안젤리카 꽃은 풍부한 향을 지닌 바닐라와의 만남을 통해 강렬하고 대조적인 모습을 드러냅니다. 핑크 페퍼와 시더가 선사하는 압도적인 대비가 돋보입니다.
프래그런스 아티스트의 손길
반은 천사, 반은 악마라 할 수 있는 안젤리카의 풋풋하고 산뜻한 허브의 씁쓸함이 바닐라의 감미로운 달콤함과 어우러집니다. 발레로 비유하자면 차이콥스키(Tchaikovsky)의 백조의 호수(Swan Lake)가 떠오릅니다. 백조와 흑조의 가혹한 투쟁을 보여주는 이 고전 발레처럼, 안젤리끄 누아르는 달콤 씁쓸한 대비를 그려냅니다.
안젤리카를 한국어로 말하면 당귀입니다.
한약재로 쓰는 그 당귀 맞습니다. 향수에는 뿌리에서 추출한 향을 주로 사용합니다. 안젤리카 향 하면 국내에는 그나마 대중적으로(?) 알려진 안젤리크를 잘 쓴 향수로는 프레데릭 말의 안젤리크 수 라 플뤼가 있겠습니다. 안젤리끄 누아르에는 씨앗에서 추출한 오일 역시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안젤리카는 독특한 톡 쏘는 그린 취와 쌉싸름한 향기, 그리고 특유의 물 뉘앙스로 굉장히 개성적인만큼 사용하기 어려운 향이기도 합니다. 안젤리끄 누아르는 정말 그것을 잘 해낸 향수입니다. 안젤리카 특유의 그린 느낌이 처음부터 확 들어서 그린 노트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딱 맡자마자 좋다고 호감이 갈만한 향입니다. 바닐라의 부드러운 느낌은 자스민의 달콤한 느낌으로 보조되고, 안젤리카의 날카롭고 시원한, 매운 향의 대조가 개성있으면서도 또 잘 어우러지는 것이 참 신기한 향입니다. 바닐라가 흙, 안젤리카가 풀같은 느낌이랄까요. 바닥에 깔려 있는 바닐라의 부드러운 뉘앙스, 안젤리카 특유의 쌉싸름함으로 마치 잘 가꾼 허브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또 안젤리카는 잔향이 머스크와 비슷한데, 이 향수 역시 잔향으로 갈수록 부드럽고 포근한 향이 됩니다. 백조의 호수 오데트와 오딜을 한 배우가 연기한다고 하는 것처럼, 안젤리끄 누아르는 각 다른 향기가 가진 서로 다른 점을 또 한편으로는 비슷한 그 양면성을 엮은 신기한 향입니다. 독특한 향취를 찾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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