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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우디한 장미의 재해석
장미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강하게 저항합니다. 핏방울처럼 불타오르는 짙은 핑크 컬러와 날카로운 가시, 강렬한 매력을 지닌 장미는 그 어느 때보다 대담한 행보를 선보입니다. 우디 플로럴 노트에 더해진 알데히드의 금속처럼 차가운 매력이 장미에 더욱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꿀과 패츌리가 조화를 이룬 뜻밖의 향기가 신비로움을 더해줍니다.
프래그런스 아티스트의 손길
선명한 알데히드로 강조된 메탈릭 노트와 생기 넘치는 관목의 향기가 로즈 핑크에서 블러드 레드로 변화한 장미의 매력을 드러냅니다. 오페라로 비유하자면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카르멘(Carmen)이 떠오릅니다. 위풍당당하고 강인한 장미는 꽃을 입에 문 채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는 동명의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르멘을 연상시킵니다. 불 같은 성격을 지닌 유혹적인 여인, 카르멘은 등 뒤에 숨긴 단검으로 심장을 꿰뚫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로즈 바바르는 딱 뿌리자마자 탑부터 오묘한 향이 나는데요
뭔가 불쾌하면서도 유쾌한, 묘한 느낌을 오갑니다. 이 향기에서 정말 핵심적으로 잘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원료가 있는데 바로 호로파(Fenugreek)입니다. 예전에 호로파를 딱 맡았을 때 플라스틱이 녹는 듯한 냄새가 난다, 라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새콤하고 매캐한 달달함이 있는 독특한 향을 가진 향신료입니다. 약간 과일의 산미같은 뉘앙스가 있어요. 새콤달콤한 과일 소스같다고 할까요. 그때 평을 그대로 옮기자면 "랩에 쌓여 있던 탕수육 소스를 뜯을 때 나는 냄새"입니다. 향기 자체가 개성있으면서도 자주 사용되지는 않는 터라 탑부터 독특한 느낌이 터지고, 거기에 알데히드가 덧칠해져 고전적인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고전 향수에서 톡 쏘는 듯한 뉘앙스와 천연 원료에서 나는 묘한 꼬릿함을 표현했달까요. 바닥에 깔려있는 패츌리라든지 모스를 통해 고전 향수들에게 찾아 볼 수 있는 상쾌한 듯하지만 묘한 꿉꿉한 시프레적 뉘앙스가 깔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향기 자체가 사라져가는 고전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오마주적인 면모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이런거 하나쯤은 내야하지 않겠어? 그래도 우리가 역사가 긴 브랜드인데 이런 거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하지 않겠냐, 그때 그 느낌을 보존해야하지 않겠냐... 이런 느낌입니다. 장미 향도 굉장히 풍성하고요. 고전적인 향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시향을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향기 자체에서 느꼈던 이미지는 고전 배우들의 흑백 사진을 컬러화한 느낌이에요. 혹은 당시 컬러 사진의 자글자글한 느낌이랄까요. 지금은 저문 배우들의 과거 사진을 보면 지금 시대에 다시 태어나도 분명 미인일거라고 느껴지는 그러한 아우라가 느껴지는데 이 향기에서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네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dr-RwZhhKc/?igshid=YmMyMTA2M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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